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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하얀 면발 곁으로
따로 담겨 나온 진하고 꾸덕한 까만 유혹
물기 없이 볶아내어 채소마다 살아있는 숨결
웍 안에서 불꽃과 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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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고슬고슬한 하얀 밥 위로
윤기 흐르는 까만 소스가 이불처럼 덮일 때
노란 노른자 툭 터지는 계란 프라이의 다정한 미소
그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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모락모락 피어나는 연기 사이로
붉게 물든 국물은 마치 내 마음 같아서
차가운 바람 불어오던 외로운 오후
난 그대 앞에 앉아 한참을 말없이 보네
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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접시 위에 가지런히 펼쳐진 색색의 기억들
해삼의 쫄깃함과 새우의 붉은 수줍음까지
차갑게 식어버린 투명한 저 양장피 위로
우리의 화려했던 계절이 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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거친 손길로 수없이 치대고 다져진 마음
기름진 불판 위에서 노릇하게 익어갔지
단단해진 껍질 속에 숨겨둔 나의 눈물은
진득한 소스 아래 고요히 몸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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뜨거운 기름 속에 온몸을 던져 견뎌온 시간
누구도 쉽게 닿지 못하게 단단한 옷을 입었죠
투박하고 거친 나의 모습은 사실 외로움이라
부서질 듯 바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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찜기 뚜껑 열리면 피어오르는 하얀 안개 속에
수줍게 몸을 웅크린 투명한 만두피의 고백
서로의 온기에 기대어 나란히 누운 조각들
그 정갈한 모습에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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뜨거운 기름 속에서 피어난 바삭한 불꽃
온몸으로 견뎌낸 시간이 황금빛으로 빛나네
접시 위에 부딪히며 내는 경쾌한 그 소리에
울적했던 기분마저 어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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뽀얀 안개 헤치며 열리는 대나무 상자 속
정교한 주름마다 숨겨진 보석 같은 이야기
얇디얇은 피 너머로 비치는 선홍빛 설렘
뜨거운 김 속에 피어난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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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글지글 팬 위에서 시작되는 화려한 스텝
기름 샤워 마친 뒤 갈색빛 갑옷을 입고
바삭하게 튀겨지듯 익어가는 저 당당한 소리
코끝을 찌르는 고소한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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멀리서부터 들려오는 기분 좋은 소음
지글지글 화끈한 열기를 품고 다가오는 돌판
검은 소스 물결 위로 하얀 김이 춤을 추고
식탁 위를 가득 채운 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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투명한 볼 안에 하나둘 골라 담은
우리가 좋아했던 그 수많은 조각들
청경채의 푸름도 숙주의 아삭함도
뜨거운 국물 속에 잠겨 소리 없이 녹아가네
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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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삭한 양상추 위로 흩뿌려진 차가운 소스
그 위를 덮어오는 갓 튀겨낸 뜨거운 기억들
서로 다른 온도가 만나 소리 없이 젖어들 때
우리의 이별도 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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해삼과 죽순, 그리고 가늘게 채 썬 고기들처럼
우리들의 기억도 조각조각 흩어져 있네요
강한 불길도 전분의 부드러움에 몸을 뉘이면
거칠었던 마음은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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달궈진 웍 위로 차가운 밥을 던지면
치익- 소리를 내며 지난 추억이 타올라
한 알 한 알 낱낱이 흩어지는 밥알은
내 곁을 떠나버린 그대 뒷모습 …