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양은 냄비 가득 찰랑이는 투명한 약속
토막 난 닭고기 위로
대파 향이 춤추고 자극 없는 담백함이
먼저 인사를 건네면
우리의 손길은 소스 접시 위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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커다란 가마솥 안, 밤을 지새운 뜨거운 숨결
단단한 뼈와 힘줄이 제 몸을 녹여낸 자리
뽀얗고 맑은 국물 위로 몽글몽글 피어나는 김
세상의 거친 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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짙은 갈색빛 묵이 도마 위에서 찰렁이고
투박하게 썰어낸 조각마다 숲의 향기가 배어있네
상추와 쑥갓, 당근이 싱그러운 색을 더하면
빈 접시 위엔 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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투박한 뚝배기 속 보글거리는 낮은 속삭임
콩알마다 살아있는 오랜 시간의 깊은 풍미
멸치 육수 맑게 우려 된장 한 술 풀어내면
집으로 돌아온 듯 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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넓은 팬 위로 쏟아지는 붉은빛의 함성
비계 섞인 살코기가 양념 속에 몸을 섞고
큼직한 양파와 대파가 리듬을 맞추면
자작하게 부은 육수가 보글보글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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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넉넉한 대접 속에
통통하게 살이 오른 만두들이 줄지어 떠 있네
사골 육수 뽀얀 안개 혹은 맑은 멸치 바다 위로
계란 지단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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투명한 갈색빛 묵이 찰랑이며 인사를 건네고
살얼음 띄운 육수는 가슴 속 먼지를 씻어내네
잘게 썬 김치 한 줌, 아삭한 소리를 더하고
고소한 김가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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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늘따라 유난히 출출한 저녁 시간
친구들 모여 앉아 냄비 하나를 마주하죠
햄이랑 소시지, 알록달록한 모양들이
보글보글 끓는 소리에 맞춰 춤을 추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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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운데가 볼록한 은빛 불판이 달궈지고
선홍빛 얇은 고기가 산처럼 쌓여 올라오죠
가장자리 육수 위엔 버섯과 당면이 헤엄치고
달콤한 간장 향기가 공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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멀리서도 코끝을 톡 쏘는 강렬한 숯불의 향기
시뻘건 양념 옷 입고 불판 위에서 날 기다리네
오늘따라 왜 이렇게 일이 꼬이고 답답했을까
자욱한 연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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산에서 온 취나물과 땅이 키운 도라지
노란 콩나물과 붉은 당근이
줄을 지어 하얀 쌀밥 위에 가지런히
자리를 잡으면 식탁 위엔 여덟 가지 무지개가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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펄펄 끓는 뚝배기, 거친 김을 내뿜으며
지친 하루의 끝에 건네는 묵직한 인사
우거지 사이로 고개 내민 튼실한 뼈 한 마디
가장 낮은 곳에서 길어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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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은 뚝배기 안 가득 차오른 하얀 안개
정성으로 품어온 영계
한 마리의 온기
인삼의 쌉싸름한 숨결과 대추의 단맛이
진한 육수 속에 녹아들어 생기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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투명한 육수가 보글보글 기분 좋은 소릴 내면
초록빛 배추와 버섯들이 먼저 자리를 잡네
그 위로 얇게 피어난 선홍빛 소고기 한 점
뜨거운 품에 안…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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커다란 솥 안에서 끓어오르는 검붉은 유혹
시간이 빚어낸 단단하고 매끄러운 그 질감
선홍빛 생명이 뜨거운 불길 속에 응축될 때
뚝배기 가득 묵직한…